안녕하세요. 새내기 편집자들의 서평과 큐레이션을 선보이는 프로젝트 '담모음'입니다! 이번 달부터 독자 여러분이 담모음의 콘텐츠를 편하게 보실 수 있도록 뉴스레터를 보냅니다. 한 달에 한 편씩 발행되는 '편다'와 '쓰다'를 매월 둘째 주와 넷째 주 월요일에 보내려고 해요. '편다'는 편집자 다이어리로, 담모음 구성원의 자유로운 이야기를 담고요, '쓰다'는 형식이나 출간일에 구애받지 않는 서평입니다. 투비컨티뉴드 페이지와 인스타그램, 트위터에 게시물이 업로드되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담모음의 첫 레터는 '편다' 세 번째 다이어리입니다. 이번 다이어리의 주제는 '요즘 빠져 있는 것'인데요. 앞으로도 우리 이야기의 단골 소재가 될 듯합니다. 이번 달에 우리의 마음을 가져간 것은 무엇일까요? 포카칩, 쌀국수, 행운복권, 루미큐브, 스파이더맨, 다큐멘터리! 담모음 구성원의 일상을 들여다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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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여러분, 세상 포카칩엔 두 종류가 있다는 걸 아시나요? 오리지널 맛과 어니언 맛? 아뇨, 답은 생감자 포카칩과 햇감자 포카칩입니다. 햇감자 수확철이 지나면 포카칩 포장지의 '100% 생감자' 표기가 '100% 국산 햇감자'로 바뀌어 나오는데요. 저는 올해 막 이 사실을 알고 햇감자 포카칩 콜렉터가 되어 세상 편의점에 놓인 모든 포카칩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사실 유의미한 맛의 차이에 대해선 잘 모르겠어요.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햇감자는 물분이 많고 당도가 낮아 더 부드럽고 담백하다고 합니다만, 저를 설레게 하는 것은 스낵의 풍미보단 역시 지금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과자에 대한 집착 같아요. 우리 주변에 가장 흔한 과자 중 하나인 포카칩에게서 새로운 매력을 발견한 기분이랄까요? 과자에도 제철 과자가 있다니 재미있는 일이고요. 참, 스윙칩도 마찬가지라고 하는데, 아직은 햇감자 스윙칩을 발견하지 못했어요. 드래곤볼을 모으듯 햇감자 컬렉션을 다 사 보는 게 이번 달 저의 목표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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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 눅눅하고 더운 날씨에 입맛이 없을 때도 생각만으로 입맛이 싹 도는 넘버원 소울푸드 다들 하나씩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이가 아리게 시원하거나 이열치열 뜨겁거나 침이 고이게 시큼새큼한 음식들이 대부분일 텐데요, 저의 올여름 소울푸드는 뜨겁고 시큼새큼한 쌀국수입니다. 그런데 이 여름나기용 쌀국수의 기준이 다소 까다롭습니다. 쌀국수 먹기 전 의식은 이렇습니다. 먼저 레몬을 있는 힘껏 짜 줍니다. 한 개는 아쉽고, 두세 개쯤 넣어 신맛을 강화시킵니다. (간혹 레몬을 주지 않는 강하게 한국패치된 쌀국수집도 있습니다...) 국물에 빠진 레몬 씨앗이 있으면 건져내 주고 먹을 준비를 합니다. 소스 덜어두기를 잊어서는 안 됩니다. 저는 해선장보다는 빨간색 매콤한 소스를 좋아합니다. 추가로 내어 주신 숙주는 국물에 푹 담가 풋내가 가실 수 있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쌀국수의 꽃, 고수를 넣어 줍니다. 고수가 쌀국수의 꽃이라 호기롭게 말했지만 고수를 먹을 수 있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약간의 향이 날 정도만 넣어 주는 편입니다. 열심히 짜다 손까지 시큼해지게 만드는 레몬, 먹다 보면 은근히 땀이 맺히게 매운 감칠맛 나는 소스, 비린 맛은 가셨지만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는 숙주, 먹다가 씹어도 기분 나쁘지 않을 정도로 잘게 찢은 고수. 이 네 박자가 고스란히 맞아떨어져야 진정한 쌀국수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중 하나라도 빠지게 되면 쌀국수를 먹은 다음 날에도 계속 쌀국수 생각이 나더라고요. 푹푹 찌고 습한 기운이 가실 때까지 당분간 쌀국수 사랑은 이어질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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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저의 하루는 토스 앱에서 오늘의 행운복권을 뽑으면서 시작됩니다. 그런 다음 올팜에 들어가 출석체크를 하고, 자는 동안 쌓인 물을 받은 뒤 비료를 획득합니다. 열심히 사과를 키워 수확한 이후 지금은 벼를 키우고 있거든요. 무슨 이야기냐고요? 제가 요즘 모으고 있는 작은 돈들에 대한 기록입니다. 티끌 모아 태산! 대중교통을 이용할 땐 알뜰교통카드로 적립금을 받고요. 가까운 거리는 걸어다니며 만보걷기 신한 포인트도 쌓습니다. 사소한 습관들로 실제 사용 가능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 매력적이지 않나요? 10원, 100원씩 모이는 돈이 별것 아닌 듯해도 한 달이면 꽤 쏠쏠한 절약을 할 수 있답니다~ 여러분도 함께해 보세요, 대기업(혹은 국가)이 주는 돈으로 저금통 채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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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덕배 작년부터 모바일 루미큐브를 하기 시작했는데, 게임을 깐 지 얼마 안 됐을 무렵에는 하루에 5시간을 연속으로 하고 그랬습니다. 루미큐브에 그런 중독성이 있는 줄은 저도 몰랐어요. 루미큐브를 안 할 때는 내 의사와 상관없이 머리에 계속 숫자 조합들이 둥둥 떠올라서 괴로울 지경이었습니다. 요즘엔 그 정도는 아니지만요. 그리고 하다 보니 루미큐브는 정말 고수가 많아서, 저 정도는 완전 초보에 속하는 거 같아요.
어디서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하고 싶지 않은데 하는 게 중독이다”라는 **말을 주워들은 적 있는데, 그렇다면 저도 루미큐브 중독인 걸까요? 근래는 별로 재밌다고 느끼지 않는데도 하게 됩니다. 시력 교정 수술을 받아서 눈이 꽤나 아픈 상태인데도 눈물을 흘려가며 루미큐브를 할 정도로… 승률이 좋은 편은 아니라 부끄럽지만 제 게임 통계를 공개해 봅니다.
혹시 루미큐브를 하시는 분이라면 어디서 한 번 뵈었을 수도 있겠네요. 우리 서로 인사는 하지 말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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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림 제가 이번 달에 빠져 있는 것은 영화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이하 <스어유>)입니다. 위의 메모를 한 번 봐주세요. 정말 제가 본 최고의 메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어유>는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이하 <스뉴유>)의 후속편으로, 멀티버스를 다룬 애니메이션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두 번째 영화예요. 일단 저는 여러분이 이 시리즈를 알고 계신다고 생각하고 얘기해 보겠습니다. 저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1세대 히어로를 보면서 자랐고 어벤져스를 사랑했어요. 하지만 아이언맨과 블랙 위도우의 최후(...)를 목격하고 그 뒤로는 마음이 식어갔습니다. 하지만 저 같은 사람은 그렇게 마음이 식은 상태로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합니다. 당장 무언가를 좋아해야만 한다고요. 심지어 분야별로 하나씩은 있어야만 한다고요! 그래서 그 뒤로 많은 히어로 영화와 액션 영화를 찾아보았습니다. 그러나 저의 심장을 쥐어 잡지는 못했어요. 그러던 중 호평을 받은 <스뉴유>를 넷플릭스(지금은 왓챠에 있답니다)에서 감상하게 되었는데요.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 뒤로 한 다섯 번 봤고요. 또 너무 재미있었어요. 저는 모든 <스파이더맨> 영화를 봤습니다. <스파이더맨>은 그렇게 좋아하는 히어로는 아니었어요. 왜냐하면 불쌍한 정도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 그냥 흐린 눈으로 먼발치에서 바라보기만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앤드류 가필드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최고라고 생각했어요. 제일 불쌍하고 제일 잘생겼거든요. 그러나 이젠 <스어유>에서 등장한 '호비 브라운'의 '스파이더 펑크'가 절 사로잡았습니다. 그냥 정말 재미있고 잘 만든 애니메이션 영화였던 <스뉴유>가 <스어유>를 들고 오면서 여러 캐릭터를 추가했는데, 그중 현실에는 절대 존재하지 않을 것이 분명한 인물 '호비 브라운'이 제 심장에 펌핑질을 했습니다. 기타를 메고 무정부주의를 외치는 락스타라니. 망했어요. 저는 이제 코믹스까지 기웃대고 있습니다. 위의 메모는 '호비 브라운'이, 역시 제게 대박 크러시를 선사한 '스파이더 그웬'에게 준 메모입니다. 뭐? 잘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하여? 참 나. 호비 브라운 당신은 최고의 친구이고 최고의 동료이며 최고의 캐릭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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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기뉴 다큐멘터리를 저만큼 좋아하시는 분 또 계실까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자연이라면 사족을 못 쓰던 제게 <우리의 지구(Our Planet Season)> 후속작이 개봉되었다는 소식은 가슴을 뛰게 했어요. 드넓은 평원과 거대한 바다, 나무 위를 누비를 익숙한 얼굴들부터 심해 곳곳의 이름 모를 생명체들까지. 카메라가 담아온 색색깔의 풍경들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경이로워요. 삶이라는 게 꽤 고단하다 느껴지는 경우에선 더더욱이요. 퍽 이상한 감상일지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자연만큼 위로가 되는 것들이 드물거든요. 왜 살아가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치열히 고민하느라 지금에는 외려 소홀해지곤 하는 저에게 자연은 일단 여기 살아있음, 즉 현재 그 자체에 집중해 보라 담담히 짚어주고는 합니다. 허공에 붕 떠 있던 발이 다시금 바닥으로 가닿는 기분이랄까요. 전 세계 50개국을 4년에 달하는 기간에 걸쳐 제작한 다큐멘터리 <우리의 지구 2>는 넷플릭스에서 절찬리 방영 중인데요. 저와 취향이 닮아있는 분들이거나 혹은 어디서든 위로받고 싶다 여기는 요즘이라면, 어떠실까요? 저처럼 신선한 위안을 얻으실지도 모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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