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보내는 올해의 마지막 레터입니다! 즐거운 휴일 보내고 계시나요? 오늘은 담모음 구성원들이 연말을 어떻게 보내는지 살펴볼 겁니다. 이제 한 해가 끝나기까지 일주일이 남았네요. 이 레터를 보고 있는 여러분이 다가오는 2024년에는 올해보다 더 행복하길 바랍니다.
릴리 2023년의 마지막 한 주입니다. 전 언제나 연말에 비슷한 루틴을 수행하는데요. 12월 초가 되면 피 터지는 ‘크리스마스 케이크 티켓팅’ 참전에, 슈톨렌을 예약하고, 크리스마스 당일 계획을 세우고, 한 해의 마지막 날에도 무슨 음식을 먹을지 계획한 뒤, 올해 나만의 시상식 리스트를 작성합니다. 하지만 올해는 놀랍도록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요. 그렇게 아무런 계획을 하지 않아도 순식간에 연말이 다가오고 말았다는 데에 대한 신기함을 느끼며, 벙벙하게 새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진은 작년에 먹었던 슈톨렌 조각이랍니다.) 그래도 영화를 안 보기엔 아쉽죠. 작년엔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소설을 마구잡이로 읽고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보았는데, 올해는 어떻게 마무리할지 아직도 고민입니다. 여러분도 좋은 영화, 멋진 창작물과 함께 행복하게 2023년을 마무리하고 계셨으면 좋겠네요. 2023년도 담모음과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월 한 해가 다 가기 전에 그동안 각자의 이유로 보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을 가집니다. “그래도 내년 되기 전에 얼굴은 한 번 봐야지!” 하고요. 집에서 혼자 시간 보내기를 선호하지만 12월만큼은 캘린더를 빼곡하게 채워 놓지요. 캘린더에 적힌 이름을 보며 그 사람을 볼 날을 기다리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그 와중에도 저만의 시간 챙기기를 잊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바깥에 사람이 제일 많을 크리스마스 이브와 당일에는 집을 지키곤 하지요. 따끈한 전기장판 위에 누워 이불을 덮고서 영화나 책을 보고, 또 그러다 눈이 감기면 살짝 낮잠도 자고...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서점극장 라블레에서 데려온 애거서 크리스티 단편집 <크리스마스 푸딩의 모험>을 읽으려고 해요. 제가 읽을 책이지만 특별히 크리스마스 선물 포장도 받았답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눈이 오는 곳이 많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즐거운 화이트 크리스마스 그리고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한 해 행복하게 마무리하는 시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현 올 한 해는 정말 쏜살같이 흘러가 버렸어요. 연말에 큰 의미를 두는 편은 아니지만 끝과 시작이 교차하는 지점에는 알 수 없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괜히 마음이 부풀고 사소한 일도 선명하게 느껴지거든요. 저는 매주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케이크를 먹고, 새해 계획을 세우며 12월을 보내고 있어요. 빈 페이지가 몇 장 남지 않은 다이어리를 들춰 보기도 하고요. 6월에 새 펜을 사고부터 특별히 기록하고 싶은 날의 일기를 파란색으로 적었더니 돌아볼 때 한결 더 재미있었어요. 대체로 별일 없는 일상에 잘못 맞춰진 블록처럼 쌓인 하루들이 한 달을 지탱해 왔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요. (제가 어떤 요일, 어느 달을 유독 즐겁게 보냈는지 대략적인 통계도 낼 수 있었습니다) 연말은 이유 없이 들뜨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운 양가적인 감정을 느끼게 하죠. 그렇지만 주어진 일 년을 어떻게 보냈든 누구에게나 새로운 해가 또 찾아오니까요.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드는 두려움이나 불안함은 잠시 잊고, 지금 누릴 수 있는 즐거움에 집중하면 좋겠습니다!
광덕배 23년도가 곧 지나가네요. 검은 토끼, 가 귀여워서 좋아했던 해인데 아쉽습니다. 아직 새해 처음으로 들을 노래도 정하지 못했는데요. 저는 아마 연말도 평소처럼 보낼 거 같습니다. 재미가 없죠. 운이 좋으면 시간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테고 아니면 집에서 고양이랑 기력을 회복하겠죠.
24년도는 청룡의 해라죠? 청룡도 멋있으니까 근사한 한 해가 될 거라는 예감이 듭니다. 예전에는 생일이나 명절 같은, “특별해야만 할 것 같은 날”을 특별하게 보내지 않는 게 싫었고 기념일은 사소하게라도 챙기는 편이었는데 점점 그런 낭만이 희미해져 갑니다. 연말도 그래서 평소와 비슷하게 느껴져요. 하지만 카페나 식당, 편의점, 옷 가게, 거리의 여러 상점들이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둔 걸 보는 게 즐겁습니다. 캐롤을 듣는 것도 즐거워요. 저도 아주 오랜만에 직접 트리에 장식을 달고 꾸미는 일을 했어요. 사실 트리를 꾸미는 게 오랜만인지, 처음인지도 구분이 안 갑니다. 기억이 안 나네요. 그래서 1월 1일 첫 곡은 뭘 듣는 게 좋을까요? 아직도 고민이 됩니다.
프림 연말이 되면 나의 한 해를 돌아봅니다. 올해는 안팎으로 다사다난했습니다. 특히 저는 복잡한 일들로부터 도망치는 것을 선택해왔는데요. 결론적으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도망한 뒤 칩거하며 휴식을 취하고, 새로운 나를 발견하기도 했죠. 무엇보다 성장하고 증명하기를 그만두기로 했어요. 그러려고 애쓰는 게 좀 지겨운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머물러 있겠다는 것은 아니고 그냥 흘러가려고요.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애타게 기다린답니다! 그날 딱히 일정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비워두어요. 크리스마스 전에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진도 찍고 설레는 연말 분위기를 잔뜩 느낀 다음, 이브와 당일에는 그냥 집에서 케이크와 배달 음식을 먹습니다. 크리스마스가 지나가면 새해는 올해보다 좋은 일이 두 배이길 바라면서 한 해의 마지막 일주일을 보내지요. 12월은 왜 다른 달보다 빠르게 지나는 걸까요? 너무 아쉽습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즐거운 연말 보내고 계시나요?
밍기뉴 저한테는 더욱이나 의미 깊은 한 해였어요. 이런저런 일이 참 많았거든요. 무수한 고민 끝에 만나게 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렇게 쉽게 멀어질 거였음 왜 그렇게 어렵게 닿았을까, 싶은 사람도 있었어요. 태어나 처음 코로나에 걸렸고 후유증으로 한동안 앓기도 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취업 덕에 첫 자취도 시작했어요. (사진은 현관문에 달린 인형이에요! 요즘은 방을 꾸미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많이 울고 많이 웃은 한 해였던 것 같요. '후회가 없는 한 해였냐' 묻는다면 절대 아니지만요. 막상 뒤돌아간들 결국은 또 똑같은 선택을 할 것 같아요. 그 순간의 저는 그 나름의 최선을 다한 걸테니까요. 그렇지만 보내는 건 항상 익숙해지지가 않네요. 매번 애틋하고, 애잔하고. 제 연말은 이렇게 걸어온 길을 한참 돌아보며 있을 예정입니다.